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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오르다

 

달이 차오른다가자.

 

침사추이 앞바다에도

홍콩섬 뒷바다에도

물결 위로

둥근 달 하나

천천히 떠오른다.

 

빅토리아 피크 머리 위,

드래곤스 백 능선 끝에도

달은 가만히 걸려 있다.

 

바람이 불면 흔들리고

파도가 치면 함께 흔들려도

쉽게 자리를 놓지는 않는다.

 

이 밤,

홍콩의 달이

유난히 크다.

 

달아,

오늘은 내 부탁 하나만 들어다오.

 

둥근 몸 잘 접어서

비행기에 싣고

한국으로 가자꾸나.

 

서울 어느 창가에 하나,

부산의 바다 위에 하나,

제주 바다 끝에도

환하게 하나 띄워 주자.

 

홍콩의 밤하늘에서

달 하나 떼어

한국의 하늘에 얹어 두면,

그곳에도

누군가 올려다볼 테니.

 

달이 차오른다가자.

 

그러니 달아,

오늘 밤만은

나보다 먼저

한국으로 가거라.


 

 <</span>시작노트>

 타국에서 맞이하는 추석은 늘 달빛보다 그리움이 먼저 차오르는 날입니다고향을 떠나 홍콩에서 명절을 보낸 지도 여러 해가족의 온기가 그리운 서운함은 매년 되풀이되곤 했습니다.


하지만 시간을 견디며 깨달은 것이 있습니다그리움은 멀리 떨어져 있어서 생기는 슬픔이 아니라서로가 각자의 자리에서 온전히 살아가고 있음을 확인하는 다정한 마음이라는 것을요.

침사추이와 홍콩섬의 밤바다를 조용히 비추는 달을 보며 엉뚱하지만 간절한 상상을 해보았습니다


이 크고 밝은 달을 종이처럼 잘 접어 한국으로 가는 비행기에 실어 보내는 상상입니다서울에도부산에도제주 바다 끝에도 하나씩 띄워 놓는다면타향의 나도 고향의 당신도 하나의 빛을 바라보며 마주 볼 수 있을 테니까요.



어쩌면 우리가 바라보는 것은 달이 아니라달의 표면에 비친 서로의 안부일지도 모릅니다.

고향으로 가지 못한 서운함 대신같은 하늘 아래 서로를 향해 밝혀둔 마음을 시에 담았습니다오늘 밤만큼은 저 달이 나보다 먼저 고국에 다다라그리운 이들의 창가를 환하게 비추어 주기를 진심으로 기도합니다.


 시인 김동환

제주 출생.

2024년 서정문학 상반기 신인상 등단

4.3 전국 청소년 문예공모 대상

적도문학상 수상 외

() KIS 한국과정 국어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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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6-09-24 11:0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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