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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로 여는 아침 - "손 끝의 햇살" 홍콩한국국제학교 12학년 박소정
  • 기사등록 2026-06-09 10:42:11
  • 기사수정 2026-06-09 10:4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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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로 여는 아침


"손 끝의 햇살"


홍콩한국국제학교 12학년 박소정


강물처럼 흘러간다

아무리 붙잡으려 손을 뻗어도.


교실 창문 너머로

겨우 한 줌 햇살이 스며들 때,


손등에 잠깐 머물던 온기마저

어느새 긴 그림자가 된다.


조금만 더 머물다 가라고

손가락을 한껏 벌려 보지만,


오늘을 꽉 쥔 두 손 틈으로

어김없이 저녁은 찾아오네.


    AI생성이미지


<시 읽기: 오늘을 꽉 쥔다는 것은>

 어린 시절에는 그렇게도 더디게 가던 시간이, 나이가 들수록 야속할 만큼 빠르게 흘러갑니다. 어릴 적에는 늘 먼 '내일'을 꿈꾸었지만, 서글프게도 어느 순간부터 우리는 '어제'의 기억을 더 자주 들추어내곤 합니다. 익숙한 고향 친구나 옛 동료를 만났을 때 유독 반갑고 아련한 것도, 그들이 내 삶에서 가장 빛나던 어제의 나를 생생하게 증명해 주기 때문일 것입니다.


 하지만 삶을 지탱하는 가장 강력한 힘은 결국 ‘오늘’에 있습니다. 오늘이라는 발판이 있어야만 지나온 어제를 아름답게 추억할 수 있고, 다가올 내일을 조금이라도 더 원하는 방향으로 바꿀 수 있으니까요.


 홍콩한국국제학교의 최고 학년인 12학년, 인생에서 가장 밀도 높은 시간을 지나고 있을 소정 학생은 그 흘러가는 시간 속에서 ‘오늘’을 두 손으로 꽉 쥐어 봅니다.


 물론 아무리 손을 뻗어 햇살을 붙잡아 두려 해도 야속한 저녁과 어둠은 어김없이 찾아올 것입니다. 그러나 흐르는 시간을 멍하니 바라만 보지 않고, 온기를 붙잡기 위해 손가락을 한껏 벌려보는 그 간절한 몸짓이야말로 오늘을 오늘답게, 성실하게 살아내고 있다는 가장 아름다운 증거가 아닐까요?


 요즘 홍콩의 날씨는 무척 변덕스럽습니다. 예상치 못한 천둥번개가 쏟아지다가도, 언제 그랬냐는 듯 강렬한 햇살이 내리쬐곤 합니다. 


우리의 삶과 매일의 일상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입니다. 비록 매일 밤 저녁이 찾아올 때마다 자그마한 아쉬움이 남을지라도, 소정 학생의 시처럼 오늘을 꽉 쥐며 하루하루를 성실하게 채워 나가는 모든 이들의 '오늘'을 따뜻한 마음으로 응원합니다.


지도교사 

시인 김동환

제주 출생.

2024년 서정문학 상반기 신인상 등단

4.3 전국 청소년 문예공모 대상

적도문학상 수상 외

(현) KIS 한국과정 국어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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