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한타임즈
◆홍콩한타임즈◆
홍콩포커스 7월 17일(금)
■ 홍콩의 '실용주의 협치' 정치가 만든 기적,
"정치에 관심 없다"가 가장 위험한 이유
TV 뉴스를 틀면 한숨부터 나온다. 매일같이 이어지는 정쟁, 말 바꾸기, 민생은 뒷전인 채 서로를 향해 삿대질하는 정치인들의 모습 때문이다.
이 피로감을 견디다 못한 많은 사람은 정치라는 단어만 나와도 질색을 한다. 이들의 결론은 결국 하나로 수렴한다. "난 정치에는 관심 없어. 누가 하든 내 삶은 똑같으니까."
충분히 이해한다. 정치를 혐오하는 것은 결코 이상한 일이 아니다. 정치인들이 정치를 혐오스럽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가 고개를 돌린다고 해서 정치가 우리를 가만히 놔두지는 않는다. 안타깝게도 세상은 그렇지 않다.
정치라고 하면 국회의사당이나 대통령실 같은 거창한 풍경을 떠올리기 쉽지만, 정치는 사실 훨씬 더 구체적이고 일상적인 영역이다. 오늘 아침 마신 커피 한 잔의 가격, 출퇴근길 버스와 지하철 요금, 월급명세서에서 꼬박꼬박 떼어가는 소득세와 건강보험료의 액수까지, 이 모든 것의 배후에는 예외 없이 정치적 결정이 서 있다.
결국 정치는 '내 돈을 어떻게 걷어서 누구에게 쓸 것인가'를 결정하는 규칙 제정 게임이다. 정치에 무관심하겠다는 선언은 내 삶을 지배하는 이 거대한 규칙들이 어떻게 만들어지든 내버려 두겠다는 방임과 다름없다.
"정치를 외면한 가장 큰 벌은, 나보다 못한 사람의 지배를 받는 것이다"라는 플라톤의 격언은 현대 사회에서도 유효하다.
정치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시민은 밤낮으로 정치를 감시하고 따지는 똑똑한 시민이 아니다. 정치를 혐오하며 아예 눈을 감아버리는 무관심한 국민이다.
우리가 등을 돌리는 순간, 정치는 목소리가 크고 극단적인 소수 집단이나 자기들의 밥그릇을 챙기는 기득권만을 위한 도구로 전락한다. 그 방임의 대가는 오롯이 세금 증가, 복지 축소, 그리고 삶의 질 하락이라는 부메랑이 되어 돌아온다. 정치를 모른다는 것은 내 삶의 최소한의 울타리인 인권의 경계를 남의 손에 통째로 맡겨두는 것과 같다.
정치는 한 사회의 가장 근본적인 토대인 인권, 사법, 교육, 그리고 평범한 일상의 모든 것을 '입법(Legislation)'이라는 도구를 통해 합법적으로 설계하는 가장 강력한 시스템이다. 국민들이 먹고사는 문제를 해결하고, 아이의 교육, 공공질서, 의료, 먹거리 등 모든 제도를 만들고 통제하는 일이다.
그럼에도 한국의 정치판은 오직 정권을 잡기 위한 소모적인 정쟁에만 몰두하고 있다. 상대방을 비난하고 거짓 뉴스와 정보들을 퍼트려 선동하는 것이 일상이 되었다.
정책의 타당성을 따지기보다 경쟁자의 사생활, 과거 발언, 지엽적인 말실수를 꼬투리 잡아 인격 모독에 가까운 비난을 퍼붓는다. SNS와 미디어는 "누가 더 자극적으로 상대를 헐뜯는가"를 겨루는 아레나가 되었다. 상대를 더 날카롭게 찌를수록 자기 진영의 지지자들로부터 환호와 후원을 받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국가 채무 조율, 저출생 대책, 연금 개혁, 노동 시장 유연화 등 여야가 머리를 맞대고 타협해야 할 미래 의제들은 철저히 방치된다.
당장의 권력 획득에 도움이 되지 않는 장기적 과제들은 그들의 관심 밖이다. 오직 내 자리를 지키고 더 높이 올라가기 위한 개인의 이익 계산기만 두드리고 있을 뿐이다. 정치를 모른다는 것은 단순히 교양의 문제를 넘어, 국가의 경제와 사법, 미래 성장 동력이 통째로 무너지는 생존의 문제로 이어진다.

비난과 선동이 없는 홍콩의 실용주의 정계
이에 반해 홍콩의 정치는 타국과 완전히 다른 궤적을 그린다. 본 기자는 홍콩 정치인들이 서로 헐뜯고 비난하고 폄훼하며 가짜 뉴스를 만들어 선동한다는 내용을 단 한 줄도 읽은 적이 없다.
홍콩의 로컬 미디어가 정부의 제제나 두려움 때문에 고위 관료들을 비판하지 않는 것이 아니다. 홍콩 미디어는 세상 어느 곳보다 자유롭다. 그럼에도 정쟁이 없는 이유는 홍콩 정치인들의 청렴성과 정직성, 그리고 능력이 세계 최고 수준으로 전 세계에서 인정받고 있기 때문이다.
홍콩의 고위 관료들과 정계의 모습은 소모적인 비난에 매몰된 여타 국가들의 정치판과는 전혀 다른 독특한 행보를 보여준다. 상대방을 무너뜨리는 데 에너지를 쏟기보다, 주어진 행정 임무를 완수하고 공동체의 안정을 유지하는 데 집중하는 '실용주의적 협치'가 돋보인다.
가장 큰 차이는 관료들의 정체성에 있다. 홍콩 고위 관료들은 스스로를 정치인이라기보다 '전문 행정가(Civil Servant)'로 인식한다. 이 때문에 정권을 잡기 위해 매일 상대를 헐뜯고 말꼬리를 잡는 소모적인 논쟁이 거의 없다. 회의나 공식 석상에서 정파나 경쟁자를 향해 원색적인 비난을 쏟아내는 광경을 찾아보기 힘든 비결이다. 이들의 주된 관심사는 "어떻게 상대편을 이길까"가 아니라, "주어진 정책 목표를 어떻게 기한 내에 효율적으로 달성할 것인가"에만 맞춰져 있다.
현재 홍콩은 '애국자에 의한 홍콩 통치' 원칙 아래, 정부와 입법회(의회)가 하나의 목표를 향해 달성해 나가는 강한 결속력을 보여준다. 한국의 국회와 같은 역할을 하는 홍콩 입법회는 정부가 제안한 민생 및 경제 활성화 법안을 무조건 헐뜯지 않는다. 대신 어떻게 하면 더 정교하게 다듬어 빠르게 통과시킬지 건설적인 대안을 제시하는 데 집중한다.
고위 관료들과 입법의원들은 서로를 '쓰러뜨려야 할 적'이 아니라 '홍콩의 발전을 함께 이끄는 파트너'로 대접하며 긴밀하게 소통한다. 이들에게는 '경제 허브로서의 홍콩의 위상 강화'라는 뚜렷한 공통 목표가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 인재 유치, 첨단 기술 투자, 선전(Shenzhen) 등 주변 인접 도시들과의 경제 통합(대만구 개발 계획) 등 국가적 대업 앞에서 여야가 따로 없이 한목소리를 낸다. 의견 차이가 있을 때도 인신공격이나 비하 발언 대신, 구체적인 데이터와 사실에 기반한 전문적인 토론을 통해 이견을 조율하는 품격을 보여준다.

정치인의 진짜 임무는 딱 하나다. "국민에게 빌린 힘으로, 국민의 삶을 더 편하게 만들고 나라의 미래를 준비하는 것"이다.
하지만 오늘날 많은 나라의 정치인들은 힘을 빌려 일할 생각은 하지 않고, 그 힘을 어떻게 계속 쥐고 있을까라는 권력 자체에만 눈이 멀어 있다. 나라를 위한 법을 만들고, 사람들 사이의 갈등을 조정하고, 미래를 준비하는 본연의 임무는 뒷전으로 미룬 채 오직 높은 자리에만 연연한다.
이들은 진짜 일꾼이 아니다. 국민을 손님으로 보고 표를 장사 밑천 삼아 사익을 챙기는 '권력 자영업자'일 뿐이다.
정치는 교양이 아닌 생존을 위한 필수 지식이다. 우리가 발 딛고 서 있는 모든 일상의 규칙이 법이라는 이름으로 정치를 통해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우리가 끝까지 정치에 눈을 부릅뜨고 관심을 놓지 않아야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 욕심 많은 자영업자들이 딴짓하지 못하도록 끊임없이 감시하고 압박해야만, 그들을 우리를 위해 땀 흘려 일하는 '진짜 일꾼(공직자)'의 자리로 되돌려 놓을 수 있다.
정치에 관심이 없다는 것은 오늘 아침 마신 커피와 우유 가격 같은 당장의 일상은 물론, 내 아이의 교육과 나라의 미래 설계도까지 내 지갑을 탐욕스런 사람들에게 통째로 넘겨주겠다는 것과 다를바 없다.
Pragmatic Governance in Hong Kong: A Politics Free of Slander and Incitement
While many democracies are plagued by destructive political strife, Hong Kong’s political landscape charts a completely different course, characterized by a unique model of pragmatic cooperation rather than emotional mudslinging and fake news.
Practical Administration Over Political Strife: Hong Kong's senior officials identify primarily as "civil servants" and professional administrators rather than career politicians. Consequently, public discourse is devoid of the petty verbal attacks and personal insults common elsewhere. Their sole focus is on how to efficiently execute policy goals within deadlines, rather than how to defeat a political rival.
Solidarity Under the "Patriots Governing Hong Kong" Principle: Under this governing framework, the government and the Legislative Council (LegCo) work in lockstep. Instead of obstructing executive bills for political leverage, lawmakers focus on refining and swiftly passing livelihood and economic legislation. They view each other as partners in progress rather than enemies to be destroyed.
A Shared Vision for Economic Prosperity: This high level of cooperation is driven by a singular, overarching goal: reinforcing Hong Kong’s status as a global financial and economic hub. Whether launching international talent drives, investing in high-tech sectors, or integrating with adjacent cities under the Greater Bay Area development plan, the political establishment speaks with one voice. Even when policy disagreements arise, they are resolved not through personal attacks, but through dignified, data-driven professional debates.
홍콩한타임즈 이유성 발행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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