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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로 여는 아침


"문"


홍콩한국국제학교 10학년 조성찬



열었다. 걸었다. 닫았다.

칼날 같은 겨울바람이 내 코끝을 날카롭게 베고 지나갔다.


다시 열었다. 걸었다. 닫았다.

문 안은 아늑하고 안전했다.

익숙한 온기였지만, 어째선지 숨이 가빠 왔다.

분명 편안한 공간인데, 마음은 편치 않았다.

나는 다시 그 차가운 문을 열고 싶어졌다.


열었다. 걸었다. 이번에는 닫지 않았다.

닫힌 문 뒤의 안온함을 버리고, 걷고 또 걸었다.

사방은 춥고 위험했다.

하지만 날 선 바람 속에서 비로소 나는 나의 숨소리를 들었다.

비로소 편안했다.


정신을 차려보니, 어느새 나는 다시 새로운 문 앞에 서 있었다.




<시 읽기: 새롭게 나아간다는 것>

 우리 삶은 늘 끝과 시작의 반복입니다. 어른이 되어 수많은 마침표와 시작표를 경험하지만, 그 과정이 익숙해지기란 좀처럼 쉽지 않습니다. 

새로운 시작 앞에는 언제나 설렘과 두려움이 공존하기 때문입니다. 고등학교 입학이라는 커다란 문 앞에 선 성찬 학생에게도, 그 시작은 꽤나 떨리고 두려운 일이었을 것입니다.


 홍콩에서 자라나는 우리 아이들을 바라보며 두 가지 마음이 교차합니다. 축복받은 환경이라는 생각과 동시에, 한편으로는 참 고단하겠다는 안쓰러움입니다. 아이들이 누리는 이 환경은 스스로의 선택이라기보다 주어진 것에 가깝습니다


. 홍콩 생활의 장점에 감사하면서도,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마주하게 된 ‘홍콩’에서의 '한국 학생'으로서의 무게와 낯선 환경이 주는 어려움이 분명 존재할 것입니다.


 가정의 달 5월입니다. 부모와 아이가 서로를 위로하며, 조금 더 따스한 시선으로 서로의 고충을 이해하는 시간이 되길 바랍니다. 특히 상대의 입장을 깊이 살피는 ‘배려’가 어느 때보다 소중하게 다가옵니다. 이 글을 읽는 모든 분에게, 내일은 다시 새로운 시작이 기쁘게 피어나는 아침이기를 소망합니다.


지도교사 : 시인 김동환

제주 출생.

2024년 서정문학 상반기 신인상 등단

4.3 전국 청소년 문예공모 대상

적도문학상 수상 외

(현) KIS 한국과정 국어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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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6-05-13 08:1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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