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기사수정

시로 여는 아침


- 쉼표, 마침표 -


홍콩한국국제학교 10학년 박선우


어제는 걸려 넘어졌다.

오늘은 혼자 뒤처졌다.

이제는 너무 지쳤나 봐.

마침표 하나 찍고 끝내려던 찰나,

기억처럼 들려오는 목소리.


“난 나의 너를 믿어.”

그 한마디, 내 마음 속 작은 쉼터.

“넌 너의 나를 믿어.”

찬바람 속에서도 다시 피어나는 봄처럼

나도 잠깐 쉬다가 일어나 볼까.

소리 내 울지 못한 너에게

작지만 큰 손을 건네본다.


내일은 힘껏 일어나고

모레는 다시 앞지르며

끝나지 않는 이 밤을 달려본다.


아무리 두려워도, 아무리 차가워도,

너와 손을 맞잡으며

마침표를 쉼표로 바꿔본다.



<시 읽기: 마침표를 쉼표로 바꾸는 용기>

 인생 길을 걷다 보면, 모든 것을 내려놓고 주저앉고 싶을 때가 있다. 


어깨에 짊어진 짐이 버거울 때도 있고, 뒤에서 들려오는 날카로운 말들에 걸음이 무너질 때도 있다. 이런 시련은 누구에게나, 언제든, 어디서나 일어날 수 있는 삶의 이면이다.


 쉼표(,)와 마침표(.). 모양은 한 끝 차이지만, 그 의미와 쓰임은 하늘과 땅만큼이나 다르다. 이 작은 문장부호를 삶의 태도에 적용했을 때 생겨나는 변화는 더욱 극적이다. 어린 학생의 눈으로 문장부호를 관찰하여, 그것을 '포기'가 아닌 '회복'의 도구로 전환해내는 시선이 참으로 놀랍고 기특하다.


 특히 인상적인 점은 '나' 혼자가 아닌, '너'와의 관계를 통해 자아를 회복해 나가는 과정이다. 서로를 향한 단단한 믿음이 마침표를 쉼표로 바꾸는 기적을 만든다. 치열한 경쟁과 고립이 깊어질 수 있는 홍콩의 환경 속에서, 이 시가 건네는 격려와 위로가 우리 모두의 마음속에 따스한 쉼터가 되어주길 바란다.


지도교사 : 시인 김동환

제주 출생.

2024년 서정문학 상반기 신인상 등단

4.3 전국 청소년 문예공모 대상

적도문학상 수상 외

(현) KIS 한국과정 국어교사


0
기사수정
  • 기사등록 2026-03-24 10:09:21
나도 한마디
※ 로그인 후 의견을 등록하시면, 자신의 의견을 관리하실 수 있습니다. 0/1000
굽네치킨
솔마켓
화평건축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